좁은 집에 있던
이 그림 저 그림을 시골 잡업실로 옮기다
옛 그림을 보게 됩니다.
젊은 시절의 그림은 작품성을 떠나
볼 때 마다 늘 기분이 좋습니다.
그때의 순수한 열정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큰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즈음
안방에 걸려 있던 이 고양이 그림을 무섭다고 해
다락에 넣어 두었던 그림입니다.
화선지를 종으로 나눠
예비 선묘 없이 담채로 살살 자리를 잡아가며
문창살이며 문고리며 뚫린 창호지를 그려낸 그림입니다.
79년 제대 후 그림에 뜻을 두고
뭐든 닥치는 대로 그리던 시절이었죠.
그때의 집중력과 눈썰미가 그립네요.
고양이도 즉흥적으로 그려 넣어
사실감이 떨어지지만
나름 느낌을 살려보려 노력했던 생각이 나네요.
어느덧 세월이 흘러
이 그림이 무섭다한 딸아이는
다 커서 가정을 꾸렸네요.
2018년 여름에~
고양이
128 X 33.5cm
화선지 수묵담채색
1981년작
칡뫼 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