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신발장수 /칡뫼
장날 신발장수 꺼내 늘어놓다 한 나절
점심으로 뚝딱 국수 한 그릇
생글생글 옷가게 아줌마
빙빙 돌려 타주는 달콤한 커피 한 잔
허연 대낮까지 홀짝 마셔버렸다
해병대 모자 맥아더 깜장안경 새빨간 머플러에
뭐든 부풀리는 뻥튀기 아저씨
호루라기 놀란 가슴 '뻥' 소리로 튀겨내면
하얀 연기처럼 부푼 꿈도 사라진다.
한 켤레 또 한 켤레
몇 문이요 몇 미리요
껴요 편해요
험한 길 함께 할 짝꿍 찾아 또 한 나절
어느 사이 저녁 되니 분위기는 파장일세
신어보고 만져보고 보기만한 신발들은
이리 감싸고 불쌍타 저리 보듬어
주인 닮은 '도라꾸'에 차곡차곡 되 싣는다.
내일은 김포장, 모레는 마송장날
글피는 하성장에 하루 건너 양곡장
그 날이 그 날 같은
뱅뱅 도는 오일장날
펼치고 접다보니
하루해가 또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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