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오일장 신발장수

칡뫼 2011. 7. 31. 15:18

오일장 신발장수      /칡뫼

 

장날 신발장수 꺼내 늘어놓다 한 나절

점심으로 뚝딱 국수 한 그릇

생글생글 옷가게 아줌마

빙빙 돌려 타주는 달콤한 커피 한 잔

허연 대낮까지 홀짝 마셔버렸다

해병대 모자 맥아더 깜장안경 새빨간 머플러에

뭐든 부풀리는 뻥튀기 아저씨

호루라기 놀란 가슴 '' 소리로 튀겨내면

하얀 연기처럼 부푼 꿈도 사라진다.

한 켤레 또 한 켤레

몇 문이요 몇 미리요

껴요 편해요

험한 길 함께 짝꿍 찾아 또 한 나절

어느 사이 저녁 되니 분위기는 파장일세

신어보고 만져보고 보기만한 신발들은

이리 감싸고 불쌍타 저리 보듬어

주인 닮은 '도라꾸' 차곡차곡 되 싣는다.

내일은 김포장, 모레는 마송장날

글피는 하성장에 하루 건너 양곡장

그 날이 그 날 같은

뱅뱅 도는 오일장날

펼치고 접다보니

하루해가 또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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