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형화백의 <삶의 주름 땀의 무게> 전에 다녀왔습니다
전남 광주에서 열리는 관계로 새벽 차로 내려갔습니다
그림을 제대로 보려면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전시회 마지막날이었습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림들입니다
80년대 화단에는 당시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현실을 도외시한 미의식에 대한 회의가 일었었죠.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물이나 관념산수 추상미술 등이 과연 이 시대의 진정한 그림이며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의 미의식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가?
이 질문에 아니다라고 명쾌한 답을 한 작가 중 한 사람이
화가 황재형이었습니다
<황지 33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저는 사실 이 작품을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81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만났던 <황지330> (위 사진)이란 작품인데
제가 그림에 뜻을 두고 동아미술제에 출품했던 시기와 겹쳐
생생하게 기억되기 때문이었죠.
그때 이상스레 그 많은 작품 중에 유독 이 작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광부의 옷을 그린 것인데 매몰사고로 죽은 분의 옷을 그렸다는 말이 있었죠
작품의 주제가 선명해서일까요
그 뒤로 황재형 작가의 작품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작품 <존엄의 자리>
그의 그림은 땀냄새가 납니다.
보통 10여년에 걸쳐 제작된 작품이 부지기 수인데
그만큼 치열한 작가의 삶과 진솔한 작업태도가 어우러진 결과죠
황작가의 작품 중 제가 좋아하는 인물화 <아버지의 자리> 란 작품과
위에 보여드린 <존엄의 자리>란 작품입니다
<탄천의 노을 >
이 작품 또한 역사가 기록해 줄 작품이죠.
예술에 있어서 감동이란 과연 뭘까.
여러가지 생각이 떠 올랐지만
<진정성의 결정체 만이 감동을 담보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기 작품에서 보였던 물감의 두께는 더욱 두꺼워져 있었습니다
그의 삶의 연륜만큼이나 -
아마 죽음을 넘나드는 광부의 삶,
더 나아가 모든 생명의 몸짓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달은 작가로서는
두툼한 마티에르의 표현 말고는 택할 길이 없었을 것입니다
삶의 더께를 얹듯 그려야했겠죠.
<황지330> 1981년 중앙미술대전 출품작
백두대간을 그린 500호 짜리 이 작품도
어쩜 우리의 질곡 많은 삶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렁그렁한 아버지의 눈빛을 다시 돌아보며
<좋은 그림은 결국 사람이 아닌 역사가 사주는 그림이다>란
저의 평소 지론이 더욱 와 닿았습니다
가벼히 대상을 그리는 자세는 진정한 작가의 자세가 아님을
다시 몸서리치게 깨달은 전시회였습니다
전시를 끝내고 함께한 종파티에서 만난
광주의 모든 예술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좋은 작가는 언제 만나도 고맙고 반가울 뿐이다 <황재형 화백과 김구 작가>
2013년 12월 8일 사진 글 김구
'전시회를 다녀와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원 김용준 초상 (0) | 2013.12.29 |
---|---|
[스크랩] 인사동연가^^* (0) | 2013.12.17 |
김구의 밤 골목 이야기 (0) | 2013.09.18 |
[스크랩] 피카소(Pabro Picasso)의 작품세계 (0) | 2013.08.06 |
라파엘 올빈스키 (0) | 2012.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