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무더운 여름---공동묘지에서는 지금 이런일이----

칡뫼 2009. 7. 16. 18:18

우리동네  공동묘지

과거 소나무 숲이였던 곳, 나무를 잘라내고 사람을 매장하다보니 넓은 들판으로 변한곳, 그래서 야생들풀의 천국이죠,

저승과 이승의 교차로, 죽음의 흔적이 남아있는곳 ,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곳, 

지금 이곳에서는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답니다 .

-죽음--삶--

오늘 현장을 소개합니다--

 

 

공동묘지 전경 ---훨씬 넓은곳인데 어안렌즈없이  찍어 느낌이 반감되는군요

 

 

      묘지로 들어서니

      이른 봄부터 자란 "소리쟁이"는 벌써 씨를 맺고 고스라지고 있습니다

      첫번째 죽음입니다

 

 

 내가 좋아하는"타래난초"에 "배추흰나비"가 꿀을 빨고 있네요

 

 

 화장을 하려고 이장을 했는지 무덤이 송두리째 사라졌네요--쓰레기 흔적을 남긴채--

 

 

 조금 걸어  올라가니 "멍석딸기"꽃에 "뱀눈나비"가 앉아 있습니다  --

 날개에 있는 점이 뱀눈같아 붙은 이름입니다

 이 모습도 새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는 진화의 소산입니다-

 새는 뱀을 가장 두려워하죠--둥지를 송두리째 빼앗겨 봤기에--

 이런 모습에서 삶의 처절한 몸짓을 배웁니다.

 

 

 날개접은 모습을 보니 "물결무늬뱀눈나비"네요--

 나비는 날개 속과 겉이 달라 구별이 어려울때가 많습니다

 

 

 여름꽃 "원추리"도 피어 있습니다--다행이 진딧물 공격을 피했네요--

 깨끗한 건강한 몸짓입니다

 

 

 

 아름다운 "배추흰나비"입니다--알을 낳는것 같아요

 

 

 망자의 가족이 심었는지 요즘 도로가에 많이 심는 외래종 "루드베키아"꽃도 보이네요 

 무덤가에 낯선 외국 느낌입니다

 

 

 

 아하 이녀석  --이놈도 뱀눈나비과의 "굴뚝나비" 랍니다

 

 

 이 "굴뚝나비"는 뱀눈나비과이며 네발나비 종류랍니다 --

 가만히 보면 발이 네개지요--날개끝쪽에 검뎅 묻은것 같다고 굴뚝나비랍니다

 

 

 

 다시 걸어가다 보니 "솔나물"이 하늘하늘 가는 허리며 몸을 흔듭니다 --

 화려함이 봄보다 처지는게 꽃이 지고 있네요-

 봄과 여름의 길목에 피는꽃입니다--

 모습이 소나무같아 붙은 이름입니다  전체모습 뿐 아니라 잎모습도 비슷합니다

 

 

 아하 "띠"가 외롭게 한줄 피어있네요--

 이놈은 늦은봄에 군락으로 피는데 가을억새에 비견할만큼 봄에 하얗게 하늘거리면 장관입니다

 

 

 "까치수염(영)"도 아직 있네요  꽃 끝이 무딘게 정상성장은 아니군요--

 꽃도 장애가 있답니다--흔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ㅡ끝까지 꽃을 피웠군요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자연의 법칙 가운데 하나 ---포기는 없습니다---를 배웁니다

 

 

이 "좁쌀풀"은 아직 싱싱합니다--열매 맺은것도 보였습니다

 

 

 

 어린시절 학교 하교길 따먹던 "멍석딸기"입니다 

가운데 것은 성묘객이 따 먹었는지 떨어졌는지--꽃받침만  노랗게---입에 침이 돕니다

 

 

자주보는 "깃동잠자리"--돌아서 있더니 카메라 대니 정면을 응시하네요--경계하는겁니다--

좀더 가까이 가면  날아가죠--

아직도 과학기술이 잠자리 비행의 비밀을 완전히 해독 못해 비행기 추락을 반복하죠--

자연의 위대함은 끝이 없습니다

 

 

 

 

"며느리배꼽"입니다   열매맺었군요 조금있으면 코발트빛 보석으로 바뀔겁니다

"며느리밑씻개"와 사촌입니다  줄기에 꽃피는 위치로 구별하죠

 

                                                                                                                                                                                                          

 

 

봄꽃 "지칭개"가 생을 다해 가는군요  두번째 죽음입니다

 

 

 "애기수영"도 끝물입니다

  작은꽃이 지고있네요--붉은 색감이 사라지는것으로 알수있죠

 

 

 

 

 산소에 좋다는 "황금측백나무"네요--무덤가 조경에 흔한 나무죠

 나무결을 살펴보면 요즘 열매 맺었습니다

 

 

 망자(亡者)의 가족이 망자를 위해 이렇게 조화로 넋을 위로하고 있군요--

 실은 무덤가에는 계절별로 꽃은 수없이 피고지는데---

 

 

 내려오는 길에  "왕자팔랑나비"가  꿀을 먹고 있습니다 

 나는 모습이 팔랑팔랑  "팔랑나비과"랍니다--종류가 많죠  그중에 "대왕팔랑나비" "왕팔랑나비""왕자팔랑나비"도 있는데

 날개에 흰 무늬가 모두 틀립니다--나중에 기회 있으면 알려드릴께요--

 곤충세계도 정말 끝이 없습니다

 

 

  "달맞이꽃"이  햇빛이 눈부셔 꽃봉우리를 닫고 있네요 이 꽃은 늦은저녁에서 이른아침까지 피어있죠

 

 

 "미국자리공"입니다  외래종의 급습이란 말에 꼭 등장하는 식물입니다  

 한때 무척 번졌으나 조금 주춤하는건지?--

 이곳 무덤가에도 예외가 아닙니다--귀화종으로 자리잡고 살아갈것입니다

 

 

  내려 오는길 다시 인사가 하고싶은지 "굴뚝나비"가  "고삼" 꽃에 앉아서 사진 찍어주기를 바라네요 

  검뎅묻은것 같다고 우리가 "굴뚝나비"로 부르는건 아는지 모르는지 ---

  아름다운 나비입니다  "찰-칵"했습니다 

 

 

 

무덤가에도 생(生)이 있고 사(死)가 있습니다  모두가 동전의 양면이요 한 시점입니다

자 이제 구경은 다했고  -

이사오신 분이 계시네요 --공동묘지의 일원이 되신겁니다

"편히 쉬세요 이세상 구경은 하실만큼 하셨지요"

 마음속 인사를 하고 여름 무덤가를 떠납니다

 

 죽음의 상징인 무덤가에서 삶의 노래를 읽어 봤습니다    

 잠시 눈요기 되셨나요                                    이천구년칠월         ---칡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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