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사람

서정춘 시인

칡뫼 2014. 12. 23. 18:54

 

 

 

죽편 1- 여행 / 서정춘

여기서부터,--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균열/ 서정춘

내 오십 사발의 물사발에

날이 갈수록 균열이 심하다

쩍쩍 줄금이 난 데를 불안한 듯

가느다란 실핏줄이 종횡무진 짜고 있다

아직 물 한 방울 새지 않는다

물사발의 균열이 모질게도 아름답다

 

 

 

 

 

봄, 파르티잔/ 서정춘

꽃 그려 새 울려 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시인을 인사동에서 만났다

말씀 말씀이 우리네 삶이다

노래도 잘하시고 술도 잘하신다.

그의 시는 덜고 덜어

바짝 마른 삭정이처럼 가볍다

하지만 보석처럼 빛나고

중력이 작용하여 무겁기도 하다 

시인의 작은 몸이

오늘따라 엄청크다

 

 -칡뫼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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