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 늦가을 숲 / 칡뫼 나홀로 숲을 찾았다 걸음마다 사각- 사각- 어느 새 알았을까 박새 잰 소리로 낯선 손님 알린다 걸음을 멈추고 나무가 된다 시끄럽던 손님맞이가 끝나자 숲은 다시 하던 일을 계속했다 스러지는 잎새 누구도 말이 없다 무성영화처럼 가끔 소슬바람이 긴 한숨 내쉬며 작업.. 자작시 2009.09.30
자작시--강아지풀 강아지풀 / 김형구 봄부터 난 거기 있었고 여름 지날 때 버스 기다리던 아이 무심코 날 뽑아 입에 물었다, 볼 간지르다 차가 오면 날 버리고 가곤 했지 이 가을 아직 나 여기 있는데 하늘 하늘 바람에 흔들려도 억새에만 눈 주고 날 모른체 하네 자작시 2009.09.04
매미울음 매미울음 / 칡뫼 매미가 운다 삶이 서럽다고 서러-움- 서러-움 - 가는 세월 쓰리다고 쓰라--림- 쓰라--림- 내 사랑 찾아 달라 사아-랑- 사아 -랑- 땡볕에 빨간 고추 가르는 홀로되신 할미에게 보채기를 한나절 서러-움- 서러-움- 쓰라--림- 쓰라--림-- 사아-랑--사아-랑-- 가는귀 잡수신 할미도 참.. 자작시 2009.08.24
시를 읽는다는 것 시를 읽는다는 것 / 칡뫼 시를 읽는다는 건 맑은 영혼과의 만남이다 시를 보는 것은 답답한 내 가슴에 여백을 만드는 일이다 시 읊조리는 소리는 삶에 지친 농부 꺾인 허리 펴면서 내뱉는 긴 한숨 진양조 가락이다 시를 느낀다는 건 리트머스시험지 물들듯 낯선 영혼이 내 몸에 스며드는 .. 자작시 2009.07.20
세월 세월 / 칡뫼 백수를 바라보는 등 굽은 외할머니 참새 짝짓느라 시끄러운 봄날에 당신 닮은 호미 들고 완두콩을 심으신다 주름진 씨앗 한 알 두 알 흙 덮다가 못나고 잘난 자식 걱정 병 다시 도져 가슴 속 긴 한숨 밭두렁 털썩 저 멀리 산 바라본다 어릴 적 나물 캐며 재잘대던 문수산은 희.. 자작시 200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