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시를 읽는다는 것

칡뫼 2009. 7. 20. 14:20

 

 

 

시를 읽는다는 것             /    칡뫼

 

 

 

시를 읽는다는 건

맑은 영혼과의 만남이다

시를 보는 것은

답답한 내 가슴에 여백을 만드는 일이다

시 읊조리는 소리는

삶에 지친 농부 꺾인 허리 펴면서

내뱉는 긴 한숨 진양조 가락이다

시를 느낀다는 건

리트머스시험지 물들듯  

낯선 영혼이 내 몸에 스며드는 것

시에 젖는 것은

자신의 설움에 겨워 숨 죽여 속울음 우는 것

 

시를 만나려면

가식의 겉옷과 숨겨진 속옷까지 모두 벗어버리고

알몸이 되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글자와 글자 사이 행간에 몸을 누이고

영혼의 묵은 때를 벗긴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09.10.18
가을 숲  (0) 2009.09.30
자작시--강아지풀  (0) 2009.09.04
매미울음  (0) 2009.08.24
세월  (0) 200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