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 홀로
전국을 돌며 스케치 여행을 다녔는데
순천 선암사를 찾았었다.
그 입구에 두개의 장승이 있었는데
하나는 뿌리가 위로 향하게 나무를 뒤집어 새긴
봉두난발 형 장승(이건 어떤 작가가 그려 국전에 출품한 그림을 봤슴)이었고
그 맞은편에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장승으로 기억된다.
몇년 후, 둘 다 뽑아 민속박물관으로 옮긴 걸 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다른 장승을 세워 놨다는데 영 모습이 아니라고.
아무튼 그걸 스케치 해 와서 그린 그림이다.
아호를 안 쓰고 형구(亨九)라고 썼으니 참 오래되었다. 80년일까?
이 그림이 창고구석에서 있다가 다시 나왔다.
돈 생기면 액자를 수리해
화실 입구에 걸어 액막이 감으로 써야겠다.
벼루에 먹 하나 들고 전국을 헤매던 그때의 열정이 그립다.
그림 오른쪽 아래 써 있는 이름 亨九라는 글자
-칡뫼 김구-
'그림에세이. 그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 속의 사람들 이야기 (0) | 2016.08.11 |
---|---|
[스크랩] 畵詩 35> 접도구역 서암리(칡뫼 김구) (0) | 2016.04.25 |
두 개의 의자가 보이는 풍경 (0) | 2015.04.23 |
쉬고 있는 오토바이 (0) | 2015.04.23 |
어디로 갈거나 (0) | 2015.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