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세이. 그림이야기

선암사 장승

칡뫼 2015. 4. 23. 18:23

 

 

 

20대 초 홀로

전국을 돌며 스케치 여행을 다녔는데

순천 선암사를  찾았었다.

그 입구에 두개의 장승이 있었는데

하나는 뿌리가 위로 향하게 나무를 뒤집어 새긴

봉두난발 형 장승(이건 어떤 작가가 그려 국전에 출품한 그림을 봤슴)이었고

그 맞은편에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장승으로 기억된다.

몇년 후, 둘 다 뽑아 민속박물관으로 옮긴 걸 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다른 장승을 세워 놨다는데 영 모습이 아니라고.

 

아무튼 그걸 스케치 해 와서 그린 그림이다.

아호를 안 쓰고 형구(亨九)라고 썼으니 참 오래되었다. 80년일까?

이 그림이 창고구석에서 있다가 다시 나왔다.

돈 생기면  액자를 수리해

화실 입구에 걸어 액막이 감으로 써야겠다.

 

벼루에 먹 하나 들고 전국을 헤매던 그때의 열정이 그립다.

 

 

 

 

 

                                                    그림 오른쪽 아래 써 있는 이름 亨九라는 글자

 

 

                                                                    -칡뫼 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