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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돈 없으면 대폿집에서 빈대떡이나 붙여 먹지란 노래가 있었다.
아마 노래 제목이 ‘빈대떡 신사’이지 싶다.
노래가사에는 빈대떡이 싸고 허름한 음식이란 생각이 들어있다.
하지만 요즘은 만만한 음식이 아니다.
‘이름은 떡이나 적의 항렬의 것이니 빈대떡이다.
근자에 지체가 부쩍 높아졌으니 평안도 녹두지짐이나 황해도 막부치란 이름이
오히려 그 성격을 잘 나타냈다 하겠으며 이름 빈대떡을 貧者떡이라해서
행세 못한 것은 그전 말이요 요사이는 賓待떡으로 곳곳에서
손을 기다리는데 천객만래로 손이 넘쳐 걱정일 지경이니
그 저분저분하고 구수하며 뜻뜻함이 전유의 대용품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 전유: 기름 둘러 만든 전병이나 누름적 저냐 등의 음식
얼마 전 ‘덕수궁 미술이 문학과 만났을 때’ 전에서
화가 구본웅이 종이에 먹으로 적은 떡이란 글의 내용이다. 한마디로 빈대떡 우습게보지 말라는 예찬론이다.
이 글에서 화가 구본웅도 빈대떡에 막걸리를 즐겼음을 은연중에 알 수 있다.
요즘 인기가 좋은 음식이라고 빈대떡 예찬론을 이렇게 적었으니 말이다.
하긴 요즘도 인사동에서 화가 시인 사진가들이 만나면 주로 빈대떡 안주에 막걸리가 인기다.
어제 한상진 작가의 전시(미명전, 갤러리 담. 3월10일까지) 뒤풀이에서도 부침개에 막걸리 안주가 빠지지 않았다.
젊어 갈수로 차갑고 두꺼운 얼굴도 나이 들어 무장해제가 되는지 나도
오랜만에 얼굴이 불콰해졌다. 곁에 있던 고옥룡 작가가 ‘진달래꽃이 피었다고 좀 있으면 동백꽃 되겠네’ 한다.
그나저나 코로나는 언제 물러날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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