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생각

그림이 뭘까

칡뫼 2013. 9. 26. 12:54

 

 

 

그림이 뭘까

삼 십 여년 붓을 잡았지만

아직도 모르겠다.

 

그림은 캔버스에 발라진 안료일 뿐이란 사람도 있었고.

그저 행위의 그림자일 뿐 내용은 중요치 않다는 사람도 있었고.

종교를 위한 도구였었고, 철학을 설명하는 방편이기도 했었고.

이념의 전도사로 국한되기도 했었고 ……

 

그린 대상이 아바타처럼 나타나는 즐거움에 맛 들어서

아직까지 그 재미에만  빠져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리니 그림이더라. 태어나면서 받은 손재주 하나로

특권의식에 젖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요즘 들어 반성하는 시간이 많았다

앞으로 건강나이 20여년 다시 불꽃처럼 나를 태울 시간.

시간의 강박에 할 수 없이 용기를 낸다.

어눌한 발자국이지만 개인전을 여는 이유다

 

그림이 뭘까?

이번 가을 전시로 그 답에 가까이 가고 싶을 뿐이다

  

-칡뫼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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