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회 화인아트전을 마치고-
따뜻한 봄 2015년 4월에 인사동에서 우리 I Love Fineart 카페 작가님들의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참여 작가로서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다는 마음에 고맙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감상문이지만 기록이라도 남겨야 도리가 아닐까 싶었
습니다. 그림은 걸리는 순간 시선을 두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그런의미로 제 나름의 감상평 글이니 양해하시기 바랍
니다
이번 참여 작가는 25명으로 평면 24점과 입체2점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회화는 장르별로 서양화와 한국화 수채화
가 있었으나 굳이 구별하지는 않겠습니다.
작품도 일종의 언어라면 작가님들 모두 아름다운 말씀을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작가명 가,나,다 순으로 느낌을
적어 봅니다.
물이라는 소재로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형상화하고 계시는 강민구 작가님의 작품은 사실적인 표현이 경지에
이르렀음을 이번 전시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셨습니다. 물이 가지고 있는 성품은 낮은 곳으로 향하는 거겠지요.
낮아진다는 건 격정적인 몸짓 뒤에 오는 것이 아닌지. 저에게 이번 작품은 그 점을 표현하고 계신 것처럼 다가왔네요.
또한 정적이고 역동적인 양면을 지닌 물을 동적인 모습에 시선을 옮기고 계신 듯 보였습니다. 이어 권영산 선생님의
해바라기 수묵담채화는 여성의 필력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힘이 보여서 좋았고요. 요즘 채색화에 공을 들이시고
계시는 김경애 선생님의 모란그림 <부귀화중>은 부드러우면서 깊은 맛을 잘 드러낸 작품으로 보았습니다. 더불어 곧
있을 전시회에서 더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다니 기대가 됩니다. 김구 작가는 <2015년 1월>여전히 밤 골목을 헤매고
있는데 언제 집에 들어가려는지. 이어서 김규리 작가님 이번전시를 기획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인간
의 열정을 표현한 듯 따듯한 기운과 향기가 넘실대는 황홀한 작품을 걸어주셨네요. 또 김미경님도 전시 기획하느라
애쓰셨습니다. <설레임>이란 작품을 보여주셨는데 늘 환타스틱한 꿈이 넘실대는 세계를 지향하고 계신 듯 합니다.
인간에게 동화적인 꿈은 늘 안식이며 복음이죠. 이번 전시 기획 완결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번에 처음 참석하신 김옥영 작가님입니다 아프리카에 계시다 오신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작품을 보여주셨네
요. 주목할 것은 대상의 아름다움을 넘어 생각을 형상화하는 방법을 나름 터득하신 작품으로 보았습니다. 귀하게 보았
습니다. 그림을 모르는 세상에게 늘 학대받고 있다는 김학대님은 작가관이 투철하신 작가로 첫 작품(작년전시)의 느낌
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여전히 수평선을 그린 듯한 직선의 미학에 심상을 표현하는 색감이 어울리는 작품을 선보여
주셨네요. 명상하듯 바라보면 작가의 깊은 내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이 혹은 바다가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으실 수 있지요. 안 들리신다고요 그럼 할 수 없고요. 나수정님의 작품입니다. 작품 수선화를 출품해 주셨
네요. 대부분 꽃 그림은 그 모습 자체로 아름답기에 그림 소재로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시선으로 대상을
그려내는 품세가 필요한데 그 점이 보여 좋았습니다. 회화적 조형미도 돋보였고요. 이어 박근준님의 작품인데 지난번
작품과는 다르게 자연풍경을 소재로 삼으셨네요. 제목이 <5월아 너는 그렇게 가버렸느냐> 인데 아직 4월도 안 지났지요. 그런데 이 작품은 겨울에도 저 제목으로 말을 할 겁니다. 그림에서 화가는 유일하게 말로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제목입니다. 결국 세월을 그린 그림이지요. 작가의 머리털도 살살 가져가는 세월입니다.
무서운 세월의 힘을 그렸다 할까요. 그립다고 절규하나요.푸른 오월은 세상의 화려함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일 겁니다. 모두다 가버릴 것이란 걸 역설적으로 그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표현을 극사실적으로 했기에 제목이 와 닿습니다.
수채화단에서 보물처럼 작가를 여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디테일이 강한 작가여서 일겁니다. 먼 길 오가시
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박진균 작가입니다. 판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은 그 깊은 맛을 모르듯 한국화, 특히 문인화, 산수화도 그렇습
니다. 왜냐하면 산수 먹그림은 출발 자체가 심상화이기 때문이죠. 대상을 표피적으로 보는 시선으로는 한국화의 깊은
맛을 알 수 없습니다. 더군다난 요즘 서구미술론에 젖은 젊은이들은 더욱 그렇죠. 그런 면에서 박진균작가는 참 귀한
분입니다. 이번 그림도 노송과 탑을 그린 문인화풍의 산수화로 볼 수 있는데요. 작지만 큰 그림으로 보았습니다.
여백이 꽉 차있고요 필력은 오랜 내공이 보였습니다. 전 이 그림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탑은 일종의 기원의 상징,
아니면 깨달음의 요체이죠. 노송은 굴곡진 세월을 살아낸 삶의 형상화. 우리네의 모습일 겁니다. 나무는 어쩜 돌보다
탑보다 더 단단한 지도 모릅니다. 살아 견디는 존재이니. 탑은 이상세계를 함축한 염원의 상징물, 삶과 죽음, 그 묘한
인연의 연속성이 여백을 꽉 채우고 있는 그림입니다. 다만 전시장이 좁아 여백을 더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신수나
작가는 이번에 저는 처음 뵙는데요. 인물화의 가야할 길을 잘 보여주셨네요. 인간의 성품을 잘 그려낸 수작으로 보았
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그림이 보고 싶어집니다. 윤상옥님은 설경 두 점을 선보여 주셨습니다. 안내공지를 못 보셔
두 점을 보내주셨는데 소품이라 (특별히) 다 걸 수 있었습니다. 자신만의 화풍을 터득하고 이야기를 풀고 가시는 길을
이미 발견하신 듯 싶습니다. 이번에 처음 참석하신 이한 선생님 작품은 고목이 쓰러져있는 숲 풍경그림인데 주목을
받은 이유는 쉬운 어법과 경쾌한 사실적 화풍입니다. 빛과 물 흐름을 그려내는 솜씨는 작가 나름의 노력과 그동안의
공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이루다님은 아버님이 참가 신청을 해주신 작가인
데 화면을 분할하고 구성하는 작품이 남달라 보였습니다. 이러한 구성적인 화법은 많은 이야기를 상징이나 은유로
버무리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느낌만 있고 메시지를 잡을 수 없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설 때 독자는
당황하곤 하죠. 이럴 때 독자는 제목에 의지하는데 이번 작품 Sink(침몰)을 보면 세월호 문제가 이 그림에 밑그림으
로 깔려 있구나 생각이 되죠.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그림은 앞으로 계속 이야기 할 겁니다. 예술의 무한성이죠.
유난히 큰 눈이 눈물을 흘리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이명옥님의 작품은 겨울의 외로움을 표현하신 듯. 아무리 목도리를 둘러도 추운 가슴을 데울 수 없는 게 삶이죠.
저처럼 풍경으로 말하기에 관심이 계신듯 하네요. 이상고 선생님은 화면을 입체화한 두툼한 화폭에 즉흥성을 강조
하는 듯한 필법이 보였습니다. 이런 저런 구애 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화풍으로 어떤 경치든 소화하는 작가시죠.
어느 경치든 장중한 맛을 바탕에 까는 느낌을 받곤합니다. 청출어람이란 말에 잘 어울리는 한올 이연광 선생님 작품입
니다. 이번에는 크기관계로 해바라기 그림을 다시 그려 보내주셨는데 원래 보내주신 자료화면 산수화는 작가의
경지가 어디에 이르렀는지 잘 보여주고 계십니다. 지난 전시 작품을 보고 먹을 스승보다 더 잘 다루신다는? 느낌이
제게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현주 선생님 그림은 느낌이 독특했죠. 평면적이 화법을 구사하신 면과 공간 분할,
마띠에르도 독특하고 인물과 꽃 화병이 여러 화면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으로 보았습니다. 입체작품인 <플라워 드림>
의 조정옥 작가님은 감성의 표출을 평면, 입체를 떠나 솔직하게 담아내는데 주력한 작품으로 보였네요. 조차영 작가
님의 유화 작품은 자연을 향한 따듯한 시선이 돋 보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멀리 천안에서 작업을 하고 계시는 표미정 선생님의 한국화는 단아한 선묘가 돋보이는 봄 풍경으로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네요, 한선희 작가의 <자정무렵>은 저처럼 밤풍경이라 친근감이 갔습니다. 보통 수평시점의 그림
을 그리는데 부감시로 구성된 밤풍경은 또 다른 감흥을 보여주네요, 부감시는 너른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장점도 있습
니다. 작가의 그림은 시점 말고도 독특한 분위기를 읽고 정감있게 그려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진을 기대해 봅니다.
이제 끝으로 올해 처음 가입하신 허예님의 작품입니다. 우선 색이 범람하는 시절에 연필그림을 보여주신 시도가 신선
하게 다가옵니다, 꿈을 소재로 작업을 하신 느낌이 드는데 그래서인지 몽환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자못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는 단순한 연필만의 작업을 무게감있게 정리한 것도 좋았습니다.이 그림이 오히려 더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어쩜 무채색이 모든 색을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인지도 모릅니다. 작가는 공간을 여러 개로
분할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줌으로 닫힐 뻔 했던 시야를 터주는 능력도 보여준 작품이네요. 색 없이도 아름다운 이유
입니다. 현재의 작업을 계속 해보시기를 권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홍지은 도예가의 도자기 작품인데요. 평면 전시
속에 입체라 돋보였습니다. 도자기 가마 소성법에 환원소성과 산화소성이 있는데 산화소성으로 제작하셨다는군요.
일종의 완전 연소형 제작을 말하죠. 더 알고 싶으시면 공부를 부탁합니다. 실용성과 예술성을 추구한 색다른 작품으로
느꼈습니다. 이제 미술은 장르 구분 없이 작가의 사상과 철학 생각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의 문제인지 오래입니다.
모든 작가의 작품 하나하나 나름 몇 페이지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느낌이 있었지만 한 두 줄로 정리하니 죄송하고요.
제 의견은 사견이니 괘념치 마세요, 작품은 작가가 만들어 놓는 순간 작가와 별개의 생명입니다. 자기 영혼의 결정체
(작품)가 버림받느냐(죽느냐) 상대의 가슴에 감동의 씨를 퍼뜨리느냐(사느냐)는 0.3초에 결정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
니다. 무서운 이야기죠. 작가의 치열한 작가정신 없이 좋은 작품이 탄생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라
고 자리를 만들어주신 제이에스님과 아이러브 화인아트 회원님들에게 참여작가를 대신하여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칡뫼 김구-
- 사진은 내용을 떠올리시라는 의미이므로 여기저기서 캡쳐했습니다
관심작품은 카페에서 찾아 정확한 모습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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