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생각

넋두리--- 몸의 반란

칡뫼 2010. 1. 15. 18:32

 

얼마전에

친구가 저 세상으로 떠났다  간암이란다

며칠전에 친척 동생이 생을 달리했다 뇌출혈이란다

어제는 내가 좋아하는 어른이 돌아가셨다

폐암인데 못이기고 가셨다

며칠전 뉴스에서는 작가 최인호씨가 암투병중이란다

그러고 보니 지난년말 금년초

내가 아는사람 중 세상을 등진이가 참 많다

내 나이 어느새 50중반 이제 부음을 자주 듣게되는 나이가 됐다

얼마전부터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이 머무는 이유도 

따지고 보니 이러한 연유가 자리잡고 있음이다

 

3년전 대장에 용종을 떼어내고 오늘 다시 위,대장 내시경을 했다 

오늘 또 2개 떼어내고 약을 타 가지고 왔다

년말년시 모임도 잦고 식사도 불규칙했고 또 술도 마셨던탓일까

아님 그동안 돈벌이하느라 받았던 스트레스때문일까

속이 더부륵하고 아프기도 하고 변도 시원찮고 하여튼 배설이 어설펐다

과거 용종제거수술 받았던 경험도 있고해서 병원을 찿은것이다

 

육체적 배설이건 정신적 배설이건

항상 배설을 중시하는 내가 요즘 영 몸이 시원찮은것이다

의사는 대수롭지 않은거로 말하지만

나는 편한대로  내 정신을 위한답시고 내 몸을 혹사하면 했지 어디 얼마나 위했던가-

아니 그놈의 돈에 팔려 몸도 정신도 헐벗었던 건 틀림없다

몸은 참고 참다가 이제사 약간의 투정을 하고 있는것이다

앞으로 몸은 더 많은 잔소리를 할것이 분명하다

 

죽음이란 나에게 뭘까 얼마전에 이런생각을 했다

"죽음은 절대 두렵지 않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고

그것은 저 가슴 밑바닥에서 꿈틀대는 창작욕구다

먹고 사는라 누르고 눌러 이제 없어졌는줄 알았다

아니 애써 외면하고 살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요즘 부쩍 설레고 어떤 날은 잠도 설친다

아직도 먹고사는데 쓰고있는 많은 시간을 쪼개어

어찌해야 얼마만이라도 시간을 창작에 더 많이 쓰나 진정 고민을 하고있다

그런데 맘은 전보다 얼마나 편한지 --곧 창작에만 몰입할수 있을것 같은 예감이--꿈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삶은 유한하다

흘려보낸 세월을 탓하기에 앞서 내가 하고자 하는일에 얼마나 매진했나 반성하게 된다

살다보면 자신의 진솔한 욕구와 먼길을 우리는 애써 걷는다

가고 싶은길을 가게끔 사회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려운 길을 간 친구, 지인 ,선배 ,선각자들이 있는데

나는 용기가 부족했거나 일에 대한 열정이 약해 딴짓을 한것이다

내가 못난 부분이다

이제 건강나이 20여년 남짓 시간의 절박을 실감한다

이 세상 내가 온 의미를 찿고싶다

의미가 없다면 나의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다 

"이 길을 간 사람이 있었네" 하고 녹으면 없어질

하얀 눈위의 발자욱이 될 지언정 나의 길을 가고 싶다

내 몸이 그걸 원하고 있다

 

요절한 작가를 생각나는대로 떠올려 본다

한때 같이 활동했던 판화가 오윤,내가 존경하는 서양화가 손상기,시인 윤동주,소월,화가 이중섭,모딜리아니,고흐, 나혜석, 등등

죽음은 더 이상의 창작을 허용하지 않았다

나름 성과가 있는 작가여서 어느정도 위안도 된다 하지만

더 많은 사유공간을 맛볼수 없는 아쉬움이 크고 크다

이것이 죽음이 나에게 두렵지는 않지만 아쉬운 대목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가능성의 단절"인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놓치는 순간인것이다

한순간이라도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히 영혼을 가지고 뭔가 남에게 이야기하려면--

최선을 다해야겠다

 

몸의 반란에 깨달은 나의 상념이다

 

 

                                                                 ---칡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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