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라 불리다 한국화로 부르기도 했던 전통회화에서
문인화는 서양회화의 드로잉이나 크로키와 유사한 면이 있다.
하지만 문인화는 대상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드러낸 점이 다르기도 하다.
특히 그림과 함께 써 넣은 글은 작가의 당시 감정을 잘 드러낸다.
오랜 만에 시내 친구 사무실을 들렀다
낯익은 새우그림이 보였다. 내 그림이다.
생각해 보니 십 여 년 전에
세운상가에 있던 친구에게 그려줬던 것이다.
작은 영업장 겸 사무실이 유난히 삭막하고 쓸쓸해 보여서였다.
그 친구는 어느 날 갑자기 낙향했다
아마 그때 지금 친구에게 주고 간 듯싶다.
난 사군자를 그리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도 사군자는 과거의 사상이요 생각이지
지금 시대와는 안 맞는단 생각을 했었다.
새우는 김포와 강화도 사이 염하에서 어린 시절 많이 보아왔다.
또한 저수지에는 징거미라 불리는 민물새우도 많았다.
중국 제백석 화백의 새우그림을 보고 그 생동감에 감명 받았던
나는 홀로 수 없이 연습하여 어느 순간
겨우 형태만 그려내는 수준이 되었던 것이다.
다행이 돈 없는 화가는 그걸로 가끔 마음을 전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림 옆에 똑 같이 써 넣는 글이 늘 부끄럽다.
세상을 넓고 깊게 이해하고픈 마음은 여전한데
요원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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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지수묵
칡뫼김구
부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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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새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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