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론

상소리 '교양학'(?)

칡뫼 2013. 7. 13. 13:26

 

 

 

      내친김이니 다시 상소리를 이어가자. 이번에는 '남근','여근'이라는 '교양'이 넘쳐흐르는 '학술용어' 버리고 '자지','보지'다. 고-곳-좃-젓이 하나같이 솟아오른 것, 뻗쳐 있는 것을 가리킨다는 말은 이미 했다. '자지'는 조(좃)의 '아지'(아기)다. '아지'는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를 떠 올리면 곧 알 수 있다. '조아지'의 준말이 '자지'다. 붙두덩에서 솟았으되 아직 어려서 작게 솟아오른 것이 '자지'다. 옛날에는 아이들 것만 '자지'라 불렀다. '보지'는 어떤가. '보아지'의 준말이다. '보'는 감싸는 것이다. 아기를 감싸고 있는데를 '자궁'이라는 점잖은 말로 눈가림하지 않고 우리말로는 '애기보'라 불렀다. 작은 보자기여서 '보지'다. 이것도 아직 덜 자란 '아기보'다.

 

       그러면 '좃'의 짝이 되는 우리말은 무엇인가?  '씹'이다. 이 말에는 다른 뜻이 없다. '씨'를 받아 들이는 '입'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씨+입'-'씹'이다. 이 사연을  이미 앞 적에 글로 써서 넘겼다. '언니를 언니라고 부르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보다 더 서러운 사람은 자지를 자지라고 보지를 보지라고 입에 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은 서너 살 무렵부터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이 말들을  입에 올린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호들갑을 떨면서 이 말을 아이들이 입 밖에 내지못하게 말문을 막는다. 왜 이런일이 벌어지는가? 우리말을 말 같지 않게 여기고, 힘센 나라에서 들여온 알아 듣기 힘들고 소리내기 힘든 말만 우러르는 '먹물'들이 예로부터 이 나라를 쥐고 흔들었기 때문이다.

             

                             -중략-

 

       '여자'의 우리말이 '가시'이고,'남자'의 우리말이 '버시' 또는 '바시'였던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가씨'는 잘 알고 '각시'는 들어 보았어도 '가시'가 '곶'으로 바뀌고 이어서 '꽃'이 되었다는 말의 뿌리도, '바시'가 '바지'로 자취만 남았다는 것도 눈여겨 보지 않겠지. 아버지가 왜 '아버지'인 줄도 깜깜할 테니까.

 

         '우리 신문이 한문은 아니 쓰고 다만 국문으로만 쓰난거슨 샹하귀쳔이 다 보게 홈이라.'''''''각국에셔난 사람들이 남녀 무론하고 본국국문을 몬저 배화 능통한 후에야 외국 글을 배오난 법인데 죠션서난 죠션 국문은 아니 배오드래도 란문만 공부하난 ㅅ가닭에 국문을 잘 아난 사람이 드믈미라''''한문 못 한다고 그 사람이 무식한 사람이 아니라 국문만 잘하고 다른 물정과 학문이 잇으면 그 사람ㄴ은  한문만 하고 다른 물졍과 학문이 없난 사람보다 유식하고 놉흔 사람이 된ㄴ 법이라''   '<아래 아  '.'를 풀어 썼습니다.>

  1896년 사월칠일에 나온 <독립신문> 창간호에서 따온 글이다. 주시경 선생은 100년도 훨씬 앞서 이렇게 쉬운 글로 우리 할머니, 그 할머니,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를 깨우쳤다. 지금'지식인'들이 그 몫을 이어받고 있는가?

 

                                                -  윤구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