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두 시쯤
인적이 끊어진
동네 앞길 초원로에는
가로등 불빛만이 흐르고 있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쓰레기 통을 뒤지던 길고양이도 없었고
자그만 손수레에
폐휴지나 재활용품을 차곡차곡 싣고
힘겨운 걸음을 옮기던
등 굽은 할머니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가로등 불빛과 이 풍경을 바라보던
나의 시선이 있을 뿐이었다.
칡뫼 김구
<에세이문학> 2015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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