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가 봄앓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땅이 푸석푸석 녹아내리고 땅밑에선 온갖 씨앗들이 아우성입니다
저도 봄앓이를 시작했습니다.
만나러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바라보면 즐겁지만
한편 흐르는 시간이 보여 무섭기도 합니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늦게 움직인 이유입니다
꽃의 릴레이는 벌써 시작되었지요.
고향집 <산수유>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산수유>
밭두렁에는 <제비꽃>이 어느새 피어있었습니다
아! 분홍색 분장을 한 <광대나물>이네요
<광대나물>
<냉이>도 꽃을 피었네요
왜 이리 부지런 할까요.. 남들보다 일찍 서둘러야하는 것은
경쟁에 밀리는 작은 몸, 연한 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바지런한 우리 옆집 아저씨도 힘든 몸 일으켜 밭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가볍게 행장을 차려 집을 나섰습니다
그래도 꼭 챙겨야하는 하는 것은 5일장에서 구입한 방수땀복입니다
왜냐고요. 꽃을 사랑하려면 땅에 엎드려 눈을 맞춰야 하거든요
특히 봄꽃 <노루귀>는요
드디어 제가 찾아간 마니산 등산로입니다
오르고 오르고 무엇을 보고 올까요
아직도 숲은 이런 모습입니다. 이런 곳에 과연 꽃이 피어있을까?
물론 피어 있습니다. 자연의 신비죠
드디어 <청노루귀>가 반기네요
노루귀는 색이 청색(보라), 흰색, 분홍색이 있습니다
바위 틈에 저렇게 고개를 들고 있네요
<청노루귀>
사진을 담다보면 가끔 손님도 만납니다
벌이 날아왔네요
꽃은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겨우 솜털 몇가닥에 의지한 채
추위를 감수하며 기다린 보람이랄까요
< 청노루귀>
< 청노루귀>
이제 흰노루귀 입니다
고결해 보인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 지 모릅니다
함께 보이는 잎은 <노루귀> 잎이 아닙니다
<현호색> 잎으로 보입니다
사이좋게 자리 바꿀 준비를 벌써하고 있네요
사실 <노루귀>란 이름은 여러 설이 있는데 전
꽃잎(실은 꽃받침입니다)을 바치고 있는 갈색 잎이
노루귀 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보이시죠
이것은 분홍이 살짝 감도는 흰색이네요
분홍색이 감도는 <분홍노루귀>입니다
제가 찾는 이곳은 분홍 개체수가 적습니다
그렇지만 해마다 꼭 얼굴은 보여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분홍노루귀>
노루귀 사이로 반가운 <꿩의바람꽃> 한 촉이 보였습니다
<꿩의바람꽃>
아! <현호색>도 보였습니다
<현호색> 은 새 모습 같기도 하고
나팔부는 모습같기도 합니다
딱다구리가 벌레 잡아 먹은 구멍이 보이는 죽은 나무네요
오색딱다구리를 만났는데 촬영에는 실패했네요
< 청노루귀> <흰노루귀>
이렇게 낙엽사이에 피어있습니다
아름다운 꽃은 높은 곳만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죠
몸을 낮추고 땅에 엎드려야
낮은 곳을 바라보아야 볼 수 있습니다
- 사진 글 칡뫼 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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