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 칡뫼
타악
마른하늘에 돌콩 꼬투리 까맣게 터지자
소리에 놀라 산이 무너졌다
모든 것이 도르르 말리고
버티던 종아리 앙다문 손아귀
힘이 빠졌다
낙엽에 낙엽 지듯
별처럼 눈 뜨고 풀처럼 엎드려 지낸
칠흑 같이 하얀 밤
세상 아직 흙먼지 가득한 데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 길을 나섰다
날아오는 비웃음과 동정의 화살도
휘두르는 멸시와 놀림의 칼날도 두렵지 않았다
발가벗겨진 몸에 용기를 두르고
얼굴에는 철가면을 썼다
돈과 노예계약을 맺자
화려하고 검푸르던 산이
흑백사진 되어 허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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