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스케치

마늘과 아버지

칡뫼 2017. 6. 20. 19:44




미수를 두 해 넘기신 아버님께서 올해도 어김없이 마늘 농사를 지으셨다.

갈수록 그 양은 줄지만 감자며 고추, 들깨까지 농사를 놓지 못하신다.

그림 그리다 살그머니 텃밭에 가보니

엊그제 캐 놓은 마늘을 어느새 새끼줄로 엮어놓으셨다.

칼로 줄기를 잘라 다듬어 드리자 당신 드실 건 알이 작은 것으로 

자식 나눠 줄 건 튼실한 것으로. 농막에 걸고 여기 저기 쌓아 놓으신다.

그런데 묶인 마늘이 한두 개 술술 빠지는 것이 있었다.

목수일 농사일 하시던 젊은 시절,  손힘도 좋고 일도 야물게 한다는 소리를 듣던 분이셨다.

그런데 이제 마늘도 맵게 못 엮으시는 것이다.

알큰한 마늘 향이 오늘 따라 유달리 코끝에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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