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생각

오클랜드에서 온 편지

칡뫼 2014. 5. 16. 16:42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해 10월31일 인사동 미술관에서

잠시 뵌 적이 있는 이여호수아라고 합니다.

특별한 용무는 없으나 문득 연락을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오래전 고국을 떠난 선교사입니다.

가끔 고국을 방문 할 때마다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한번 변하면 돌아오지 않는' 고국의 모습에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갖곤 했습니다.

저는 장충동골목에 살았습니다 

그 날도 수십 년 만에 인사동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곳이 골목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골목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세상에서 서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골목에 들어서며 한 동네 이웃이 되는 그러한 골목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각기 자신의 처소로 돌아 가버린 빈 골목이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잃어버린 지난날을 만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그림과 글을 통해 누군가가 오늘도 행복해 할 수 있고 겸손해질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온가족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클랜드에서

이여호수아드림

 

 

아침에

메일을 열어보니 이런 편지가 와 있었다

지난해 <밤 골목 이야기>개인전 때 전시장을 찾아준 분의 편지였다

찾아준 분들이 많아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대화를 나눴다 하니 다시 뵌다면 기억이 날 듯도 하다

내 그림을 보고 감동을 느끼셨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화가는 작업을 하면서 수없이 방황하고 고뇌한다.

과연 이 작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이런 분들의 감사 말씀에  힘이 나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칡뫼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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