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큰엉겅퀴

칡뫼 2009. 9. 22. 15:09

가을 들판이 황금색 옷을 입을때면

들판의 풍요를 뒤로한채 고개숙인 남자가 나타납니다

바로 "큰엉겅퀴"입니다 

저는 해마다 이꽃을 볼때면  우리들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고개숙인 모습에 저는 요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껑충한 키 누구보다 큰키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자식들 눈에는 이보다 더 크게 보였던 아버지의 키-

 

  꽃도 열심히 피우고 자식위해 일하느라 하늘한번 쳐다볼 시간조차 없답니다

  항시 내려보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내하고 자식걱정 가족걱정에 쉴 틈이 없죠

 

   꿈도 크고 생각도 컸지만 못내 주변의 화려함과 비교되며 항시 가족에게 부끄럽습니다

   고개숙인 이유랍니다-

 

   그렇지만 따뜻한 속마음은 자수정보석처럼 아름답게 빛나죠- 

     다이아몬드보다 빛은 덜 해도 우리들 가슴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십니다

 

 

   드디어 고생끝에 자그만 결실이 있네요  -천갈래 만갈래 마음 고생의 상처인 듯 

    목화솜 바랜듯한 누런 꽃씨를 터뜨립니다

 

   모습은 늙어 주름지고 보잘것 없어도 할일을 열심히 한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하늘을 향해 씨를 날립니다--자식 시집 장가 보내듯  품에서 보냅니다

     그제서야 숙였던 고개를 들고 하늘한번 봅니다---자신에 대한 위안일까요 세월의 흐름에 대한 원망일까요

       저 하늘의 흘러가는 구름도 이제서야 보입니다--

 

   훨 훨 날아 좋은 곳에서 훌륭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거라--홀씨에 날개달아 하늘로 날립니다

 ---고개를 드세요--아버지--자랑스럽습니다--

 

 자 고개를 드세요 --아버지----이제서야 자식들은  말합니다

 

 

   늘고 병든 몸은 추하고 거추장 스럽습니다 - 그래도 기댈게 있다고 온갖 진딧물 무당벌레 붙어서 놔두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숙명입니다

 

   그래도 장엄하게 커다랗게 우리 가슴속에 계신 아버지 --커다란 영웅의 모습으로  항상 기억될 것입니다

    진정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처럼

     이 가을에 "큰엉겅퀴"는 우뚝서서 큰키를 자랑하며  생을 마칠 준비를 하고 있네요

 

                큰엉겅퀴를 아버지에 비견하여 적어봤습니다-----   칡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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