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대지를 뒤덮고 푸르름과 화려함으로
생명의 환희를 노래했던
그 많던 대지의 주인 들풀들은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요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들판과 야산길을 걸으며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 미국쑥부쟁이" 가 처음 저를 맞이합니다 --먼데서 시집왔지만
이렇듯 자손 퍼뜨리기에는 누구도 따를 재간이 없습니다--많은 씨를 품고 바람에 날려보냅니다
"망초"도 이젠 전설이 되었습니다
"돌콩"입니다 달맞이꽃 줄기를 악착같이 감고올라 꼬투리를 터뜨리고 할일을 다했네요
크게 들여다 봤습니다 --"돌콩" 깍지입니다
"강아지풀"도 가을 억새에 눈 빼앗긴 애인생각에 눈물짓더니 이젠 다 잊었는지 열매맺고 내년을 기약하네요 -
"미국가막사리"입니다
"여뀌"입니다 사랑을 속삭이던 노린재부부도 다 어디 갔는지 나홀로 고스라졌습니다
"여뀌" - 물기를 다 날리고 바싹 마른 모습입니다 --겨울 칼바람에 곧 사그라 질겁니다 나무가 되지 못한 업보죠
"달맞이꽃"입니다 -낮을 피해 밤에만 꽃을 피었는데 열매맺고 할 일 다한 모습이 대견하군요
참깨 닮았죠---"달맞이꽃"은 사실 남미 칠레원산의 귀화 식물이랍니다
"환삼덩굴"입니다 --지긋지긋하게 엉기고 퍼지는 귀화종 환삼덩굴도 완전히 말라버렸네요--하지만 그무서운 번식력은
지금 흙이 안보일정도로 덮여있는 넝쿨만큼이나 커다란 세력이죠
"족제비싸리" 도 열매 맺었네요 벌 나비가 좋아하는 향이 많은 꽃 덕분에 많은 씨를 맺었네요
"사위질방" 입니다 그 많은 벌 나비와의 사랑은 언제였던가 싶은게 이제 생을 다했군요--
하얀 보푸라기 같은 열매가 아직 남아있네요 "사위질방"입니다
물가의 "갈대"도 씨 날릴준비가 한창입니다
"갈대" 오누이 같죠
둑방 뒤 논을 보니 "큰기러기" 가 먹이 찿느라 분주하군요 --먼길 오느라 체력이 많이 소진 했을겁니다
"며느리배꼽" 입니다 마르면서 색이 연한 벽돌색이라 쉽게 구별이 됩니다
가시가 아직 날카롭게 남아있습니다 --며느리배꼽--
" 쑥" 입니다
"아카시아" 줄기입니다
아하! 씨주머니 모습이 특이한 "참마" 입니다 덩굴식물이 그렇듯 끈질기게 무엇이든 타고 오릅니다
"덩굴별꽃" 열매 입니다 녹색열매가 새까만 색으로 변했군요
"쑥" 이 열매 맺었네요 쑥도 종류가 많습니다
찔레 줄기입니다
"찔레" 열매도 이렇게 들려다보니 참 예쁩니다 --죽어서도 색이된다는건 얼마나 멋진일인가요 저도 닮고 싶습니다
이리 저리 들러보다 어느덧 산중턱에서 지는해를 봅니다
이제 들판은 할일을 정도껏 마무리하고 봄을 기다립니다
땅을 스폰지처럼 부풀려 물을 머금게 하려면 겨울이 추워야 합니다
눈도 와야 하구요 바람도 강하게 불어야 합니다 씨를 멀리 보내려면---
따지고 보면 자연에서 시련은 사실 더 큰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하는 의미있는 것이죠
자연의 섭리는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시련은 곧 기쁨이 되리라---- --칡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