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전시 '황무지, 우상의 벌판' 전은 이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자들의 모습을 그린 전시였다. 그들의 민낯을 이미지로 드러내고 싶었다. 그로 인해 버려진 존재들에 대한 생각을 환기하고 싶었다.전시 중 들르신 백정희 작가님에게 전시와 함께 출간한 화문집 을 선물하니 다음날 자신의 책을 들고 오셨다. 전태일 문학상 수상작 이었다. 사실 읽고 싶었지만 읽지 않은 책이었다. 일찍이 조세희 선생의 을 읽고 나의 슬픈 어린 시절이 떠올랐던 기억 때문이다.나는 60년대 서울로 전학 와 살며 동교동 판잣집에서 살았었다. ㅡㅡ가난 때문이었을까. 판자촌에서는 하루가 멀게 싸움이 일어나고 아이들 울음소리로 지새는 날이 많았다. 그때 마침 소란스럽게 기차가 지나가면 아기울음이 멎거나 부부싸움이 그치기도 했다. 서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