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시인의 노작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나 죽도록 너를 사랑했건만 죽지 않았네 내 사랑 고만큼 모자랐던 것이다 박철 시인의 '사랑'이란 시다 사람이 살면서 죽도록 해보는 일이 그 얼마나 될까 시인은 시를 쓰면서 늘 고만큼 모자랐다고 자책한 삶이 일가를 이루고 인정을 받았다 박철시인의 노작 홍사용 문학상 수상식에 다.. 삶의 스케치 2018.10.21
8월과 9월 사이에서 . 금년 8월은 무척 더웠다 더위를 겨우 겨우 이겨내며 작업을 해냈지만 대작사건으로 다시 들이닥친 정신적 무더위는 정말 추스르기 힘들었다. 한동안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사건은 단순해 보였지만 그를 변호하거나 옹호하는 논리는 나를 지치게 했다. 그들은 나름 미술사를 열심히 공부.. 삶의 스케치 2018.09.03
또 한 해를 보내며 또 한 해가 간다. 굽은 등을 보인 채 손만 흔들고 떠난다. 이제 다시 못 만날 녀석이다. 해마다 년 말이면 느끼는 감정이 있다 휴일 날 홀로 재수학원 계단을 오르는 기분이랄까. 텅 빈 교실 공허한 냄새가 코로 파고들었다. 직선과 직선이 교차하는 공간 속에 내 동선만이 곡선인 채 하루.. 삶의 스케치 2017.12.28
잘 차렀네요 23일 아침 이른 비행기로 온다던 아이가 간사이공항에서 발이 묶였네요. 인천공항의 안개 때문에 모든 한국행 비행기가 마비상태. 추운날씨가 풀려 큰일 치르기 좋게 됐다고 안도하던 마음이 걱정으로 돌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찍 도착하기 힘들다는 딸의 연락에 한정식 .. 삶의 스케치 2017.12.24
결혼에 붙여 안녕하세요 카와카미 다카히로군과 김나래양의 새 출발을 축하해 주기 위해 궂은 날씨에도 먼 길 와주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 드립니다. 신랑 신부를 위해 격려의 말을 해주라니 부모가 아니라 세상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한마디 할까 합니다. 살면서 우리는 많은 만.. 삶의 스케치 2017.12.21
겨울 친구 연일 맹추위다 추위를 달래며 작업을 하려면 이놈이 필요하다 한때는 세상을 향해 불만이 가득한 녀석이었다. 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을 품고 살았다. 세상이 바뀌어 창고에 뒀던 녀석을 얼마 전 꺼내 새사람을 만들었다 열정을 조절하라고 가슴에 문도 달아줬다 자그만 몸에 두꺼운.. 삶의 스케치 2017.12.16
딸이 결혼하네요 아장아장 걷던 모습이 엊그제인데 어느새 인연을 만나 가정을 꾸미네요. 역시 아이들은 부모가 아니라 세월이 키우나 봅니다. 이제 또 다른 삶의 2막 첫걸음 떼는 모습 함께 오셔서 축하해 주세요. 일시 2017년 12월 24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 장소 3호선 신사역 1번 출구 5분 거리 빌라드 베.. 삶의 스케치 2017.11.29
뱀 이른 아침 작업실에 도착하니 마당에 뱀이 죽어있다 그리 크지 않으니 금년에 태어난 새끼 뱀이다. 자세히 보니 살모사다. 폭염에 지쳐 죽었나. 고양이가 물어다 놨을까. 아무튼 죽어 있어도 소름이 돋는다. 뱀 하니 천경자 선생의 '생태'란 작품이 떠오른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20.. 삶의 스케치 2017.08.06
마늘과 아버지 미수를 두 해 넘기신 아버님께서 올해도 어김없이 마늘 농사를 지으셨다. 갈수록 그 양은 줄지만 감자며 고추, 들깨까지 농사를 놓지 못하신다. 그림 그리다 살그머니 텃밭에 가보니 엊그제 캐 놓은 마늘을 어느새 새끼줄로 엮어놓으셨다. 칼로 줄기를 잘라 다듬어 드리자 당신 드실 건 .. 삶의 스케치 2017.06.20